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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이계_The Ethereal and Imaginative Realm
이한수 개인展 / SPACE 458 / 2025_1104 ▶ 2025_1115 /
홈페이지:www.hansulee.net
상상의 이계(異界)는 단순히 현실 너머의 허구적 공간이 아니라, 물질이 영혼을 품고 진동하는 지점, 또는 인간이 만물에 영혼을 선사하고 생명을 부여하는 영묘(에테리얼 Ethereal)한 차원이다.
전시의 중심에는 생명과 우주, 물질과 영혼의 경계에 대한 질문이 놓여 있다.
프랑스식 오르네 액자는 인류가 세계를 이해하고 규정해온 문화적 장치이고 외부에 붙은 이질적인 혹은, 문명의 표면에서 자라난 불안과 변이의 흔적, 혹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생명적 팽창을 암시한다. 액자 내부에는 돼지 껍질을 사용해 형상화된 우주가 자리하며, 이는 유기물의 질감과 우주의 물질적 본질을 동시에 드러낸다. 돼지외피의 미세한 결, 주름은 마치 별과 은하의 필라멘트처럼 얽혀 있으며, 생명과 우주의 물질적 연속성을 상기시킨다.
소뿔이라는 권력과 신성의 표식을 이용해 벽면에 에어리언을 만들었다. 이 외계적 얼굴은 생명체의 본능과 초월적 힘이 만나는 지점이며 인간 내면의 원초적 두려움과 신성한 에너지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점으로 이루어진 에어리언과 해골의 형상을 대비시킨 작업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에어리언은 미지의 존재로서 인간의 상상 너머에 있으나, 동시에 인간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이다. 해골은 그 끝을, 에어리언은 그 너머를 의미한다. 페인팅 작품사이에 놓여있는 흰 영지버섯은 생명력과 재생을 상징하는 유기적 존재로, 균사의 네트워크처럼 우주와 생명의 연결을 암시하며, 현실과 초월의 맞닿는 경계를 시각화한다.
금색 기둥에 세워져있는 혹이 달린 버섯 소년의 두상은 인간과 자연, 생명과 변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상징적 형상이다. 버섯의 증식과 혹의 돌출은 생명체의 불안정한 성장과 변형의 과정을 드러낸다.
평면회화 속 봉황은 불사와 상서롭고 고귀함의 상징으로, 작가의 상상 속에서 우주적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푸른 심연의 공간 위를 유영하는 봉황은 우주 진화와 생명의 기운을 품은 듯하며,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영묘한 생명체'로서 에테리얼한 세계의 중심에 놓인다.
초록빛 피부와 큰 눈동자를 가진 외계적 존재의 영상은, 인간의 형상과 낯선 타자의 경계를 흐린다. 영상 앞 좌대에는 뾰족한 뿔이 사방으로 돋은 수정구슬 머리가 달린 보살상이 놓여있다. 수정구슬 머리 속 천사는 깨달음의 빛이자 인간 내면의 영적 잔광이며, 투명한 구체는 우주적 의식의 공간을 암시한다. 이 영상설치 작업은 신성과 이질성이 담긴 현대적 제의의 장면이다.
이렇듯 '상상의 이계'는 생물과 무생물, 현실과 환영, 인간과 타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생성되는 감각의 세계이다. 이 전시는 인간의 인식 너머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쉴지도 모르는 존재의 미세한 진동, 아니 우리가 욕망하는 이계적 상상을 시각화한다.

버섯 소년 Mushroom Boy 1. 2025. resin, mixed media. 31cm x 24cm


영묘한 뿔 Ethereal Horn. 2025. resin, mixed media. 가변크기

우주의 피부 Skin of the Cosmos s2504. resin, mixed media. 22cm x 27cm

우주의 피부 Skin of the Cosmos 2501 2025 resin, mixed media 65cm x 75cm
우주의 피부 Skin of the Cosmos 2501. 2025. resin, mixed media. 65cm x 75cm

그 끝과 그 시작 The End and the Beginning. 2025. resin, Acrylic on canvas. 176cm x 237cm
봉황 Phoenix 2502. 2025. Oil and acrylic on canvas. 145cm x 112cm

영묘한 제의 Ethereal Rite. 2025. Mixed-media video installation. 가변크기